최근 전자음악씬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단연 게사펠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칸예 웨스트, 레이디 가가 등 최고의 스타들과의 작업뿐만 아니라 본인의 음악으로도 독보적인 게사펠슈타인은 공연에서 그의 진가를 보여주는데, 라이브에서 음악이 앨범에서와 다르기 때문에 실물 앨범보다 공연 티켓이 더 잘나가는 뮤지션이기도 하죠. 

 (↑ 2019년 코첼라)게사펠슈타인은 최초로 라이브 공연에 반타블랙을 사용한 아티스트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반타블랙은 나노기술을 이용한 색상소재로, 빛의 흡수율이 99.965%에 달해 한때 '가장 검은 물질'로 유명했던 물질이자 색상 그 자체입니다. 게사펠슈타인은 이 소재를 이용함으로써 무대 위 완전한 그림자처럼 보이는 효과를 얻는데, 이 때문에 그의 공연은 마치 하나의 커다란 그림자놀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2019년 코첼라)이것이 바로 게사펠슈타인이 (오지 오스본에 이어) "Prince of Darkness"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죠. 또 '그림자놀이'라는 테마에서 흑백영화와도 연결시켜볼 수 있을텐데, 영화를 흑백으로 연출하는 것은 현실과 영화의 차이를 부각시켜 영화를 하나의 '꿈'처럼 느끼게 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를 연결시킨다면 게사펠슈타인의 공연이 왜 유독 몽환적이게 느껴지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019년의 코첼라도 게사펠슈타인의 굉장히 유명한 공연 중 하나이지만 개인적으로 작년(2025년), 중국애서 열린 VAC가 훨씬 더 인상적입니다. 이 이유엔 아티스트 게사펠슈타인의 몫과 VAC측의 공연장 공간 자체의 몫이 공존합니다. 

2019 코첼라의 무대는 위와 같이 아티스트 양쪽의 큰 스크린과 그 바깥에 관객들을 향한 사선으로 꺾인 스피커만이 존재합니다. 

반면 2025 VAC의 무대는 정면 맨 위에서 정점을 찍고 양쪽으로 쭉 내려오는 모양으로 여러개의 스크린들이 모여있죠. 이 형태는 마치 인간의 흉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무대는 단순히 공연이 발생하는 공간일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신체 확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거기다 게사펠슈타인은 이 무대에서 눈동자를 추가했죠. 흔히 매체에서 눈동자가 정면을 향하게 연출되면 관객들은 뜨끔하게 됩니다. 자신이 '보는 주체'에서 '보이는 객체'로 전락하기 때문인데, 이 공연에서 게사펠슈타인은 그를 아주 영리하게 활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스피어 형태의 돔 공연장 입니다. 아마 공연장 전체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되어 있는 이 공연장이라면 게사펠슈타인은 이를 영리하게 활용해 훨씬 더 본인 답고 극적인 공연을 구성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라스베가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하남에서도 이와 같은 돔 공연장이 유치 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돔 공연장 외에도 시야를 온통 채우는 예술 작품의 전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관인데요, 국내에서 영화산업이 침체 되고 있는 지금 이러한 공연 트렌드가 활성화되는 것은 꽤나 시기적절하면서도 얄궂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돔 공연장이 영화산업을 대체할 만한 대중적인 예술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에는 큰 의문이 남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케이팝이 '무대는 아티스트의 신체의 확장'이라는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이러한 트렌드를 잘 따라잡아 꾸준히 그 위상을 빛내고, 우리나라의 음악/공연 산업도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