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살동산 - EP로 데뷔한 아티스트 '그늘춤'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그 인터뷰의 전문입니다
1. 자신과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그늘춤 조경준입니다. 이번에 자살동산 이라는 ep로 찾아뵙게 되었는데요. 이 앨범은 자살동산으로의 여정이라는 대주제에서 첫 트랙은 현실세계로부터의 작별(자살동산으로의 입장), 2 3 4 트랙은 자살동산에서의 여정, 5번트랙에서는 자살동산으로부터 안녕, 또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동하는 서사를 담았습니다.
네, 그러면 ‘자살동산’이란 하나의 저승과도 같은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건가요?
그렇게도 볼 수 있죠. ‘자살’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행위 이후 가게 되는, 어떻게 보면 혐오로 가득 찬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그늘춤이라는 이름이 상당히 독특한 것 같은데요, 그늘춤이라는 아티스트명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감사합니다. (웃음) 원래 ‘늘’ 이라는 글자를 좋아했어요. 춤과 꽃 등의 아름다운 것들도 좋아하구요. 그래서 ‘늘춤’ 등의 이름을 생각하다가 여름 나무그늘 아래에서의 춤을 추는…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그렇게해서 그늘춤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늘댄스(gneuldance)’라는 이름이 본명보다는 외국인분들께도 접근하기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럼 그늘춤의 ‘그늘’은 보통 생각하는 ‘그늘’이라기보다 하나의 고유명사인건가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우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3. 앨범 내내 ‘너’ 혹은 ‘그대’ 등 2인칭 대명사가 반복되는데요, 여기서 ‘너’는 누구인지 정해놓은게 있으실까요?
곡마다 다릅니다. 이 앨범은 자해, 자학, 혐오 등 함축된 제 감정이 들어가있어요. 예를 들어 1번트랙에서의 너는 제가 혐오하는 제 자신을 뜻합니다. 저 스스로를 한심해하고, 떠나가고… 현실세계로부터 멀어져가는 순간의 감정들이죠. 2번 3번트랙에서는 제가 사랑하는 대상들이자 동시에 제게 상처를 준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가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우울한 곡은 4번트랙 ‘아편굴 난쟁이’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그 다음곡이자 마지막 곡인 ‘안녕’은 앨범 중 가장 희망적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런 선택을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4번트랙은 3번트랙과 연결지어서 지은 곡입니다. 제 생각에 사람이 정말 미쳐버리면 차분해진다 생각하는데요 3번트랙에서 정말 그 직전까지 미쳐가다가 4번트랙에서 아예 정신을 놓고 침착해지는… 사운드적으론 비교적 잔잔할 수 있어도 정서적으로는 절정을 찍는 곡입니다. 그리고 사실 5번트랙은 꽤나 절망적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자살동산으로 와서까지 정착하지 못하고 또다른 자리를 찾아가야만 하는, 그런 트랙이죠.
5. 그럼 자살동산을 떠나면 어디로 가게 되나요?
아마 그 부분은 제 정규1집으로 서사가 연결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지금은 저도 모른다고 하고싶습니다. 자살동산에서의 여정은 열린 결말이여야만 하거든요. 저도 가본 적 없는 곳들이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정규 1집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웃음)
6. 크레딧을 보니 거의 DIY로 만들었다해도 무방한 것 같은데요, 엔지니어링까지 직접 맡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음악을 만들던 시기 보다 역량이 상승해서이기도 하고… 엔지니어링 과정도 어떤 엔지니어가 맡느냐에따라 색깔이 부여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온전한 제 색깔, 자신에서부터 나온 서사와 감정들을 꽉꽉 눌러담은 앨범을 만들고싶어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음 앨범 혹은 활동에서는 다른 엔지니어와 협업할 여지가 있나요?
여지는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직접하고픈 마음이 커요. 지금 계속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경제적인 문제도 크게 해소되니까요. 제가 다른 분의 엔지니어링을 맡을 의향은 (많이) 있습니다. (웃음)
7. 주로 음악적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 편인가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영향받은 아티스트나 음악, 영화, 문학 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 자신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 얘기를 쏟아낸 앨범이라서요. 그때 그순간 들었던 생각이나 경험들을 순수한 원형 그대로 내보내기를 추구합니다. 당초부터 레퍼런스를 두고 만들었던 건 아니지만 사운드적으로는 candy claws나 전자양 등의 아티스트분들과 비슷해서 그쪽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8. ep를 5곡이란 길이로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처음부터 5곡으로 정하고 만들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몇 주간 쓰던 곡들인데, 두고 보니 그 곡들이 서로 엮이고 엮여 완성도있는 서사가 탄생했어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제 생각이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배출하기를 추구해서 최대한 그 상태로 발매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9. 앨범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운드나 전체를 관통하는 장르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몽환적이고 공간적으로 가득 찬 사운드를 가장 중요시했던 것 같아요. 괴상하고 요란한 소리들은 덤이고요. 장르…는 저도 사실 잘 정의내리지 못하겠습니다.
‘몽환적이면서도 요상한 사운드’라고 해서 생각난 부분인데, 앨범의 인트로에서 상당히 인위적인 사운드로 들어가잖아요? 악기들도 거의 가상악기고.
그 부분은 ‘모두’ 가상악기입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저는 그 부분이 현실세계라기보다 가공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자살동산은 이런 공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앨범의 서사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저도 의도한 부분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연결지을 수도 있겠네요. 흥미롭습니다.
10. 상당히 어두운 음악이잖아요?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구간이 있나요? 혹은 앨범을 만들면서 떠올렸던 시기?
떠올렸던 시기는 있는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우울했던 2024~2025년… 또 코로나 시기. 앨범을 만들면서 힘들었던 시기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우울할때 행복한 음악을 만들고, 행복할 때 우울한 음악을 만드는 편이라서요. 오히려 앨범을 쓰고 나니 다음 작업을 어떻게 할지가 막막하긴 합니다.
11. 이 음악을 어떤 분들이 들었으면 좋겠나요?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뻔하지만 마음이 우울할때 들으면 위로가 됐음 싶기도 하고요.
12. <자살동산> 이후의 행보는 어떻게 되나요? 도전하고 싶은 스타일이나 아티스트로서 추구미가 있을까요?
저는 취향이 잘 변하는 스타일이라 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게 될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네요. 그때그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거라서요. 이 이후엔 아무래도 정규 1집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 사이에도 싱글, ep, 공연 등 그때그때 할수있는 모든걸 다 할 생각입니다. 제가 하고싶은 모든 것이요. 스타일적으로는 어떻게든 알록달록 요상하지만서도 신기하고 빠져드는 아티스트가 되고싶어요.
13. 마지막으로 《자살동산》을 듣게 될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먼저 제 ep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우울할땐 듣지 마세요. (웃음) 제 우울감에 같이 빠져버릴지도 모르니까요 ㅋㅋ
자살동산으로 가버릴지도 모르니까요.
그렇죠. 여러분 자살하지 맙시다.
자살하지 맙시다.

다음은 [자살동산]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링크입니다. 이 외에도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찾아들으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댓글
4